작업에 대하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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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에서 언제나 중간을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.
'감성과 이성의 중간', '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', '여백과 채움의 사이' 등등
여물지 않은 것들을 그리려고 한다.
대부분의 작업과정은 내 감정의 색과 그 감정을 잘 담아 줄 피사체를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.
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감정이나 단어에 지극히 주관적으로 떠올리는 색을 투영하고
그 감정을 보다 잘 담아 줄 수 있는 형용사를 가진 사물을 찾는다.
그렇게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감정의 색을 넣어 그림을 완성한다.
그림을 하나 매듭지을 때마다 감정들이 거리에, 시간에, 캔버스에 녹아내림을 느낀다.